최저임금 인상에도 감원 반대
자발적으로 관리비 인상키로

최저임금 인상 여파로 아파트마다 경비원 줄이기를 고민하는 가운데 관리비 인상을 자발적으로 결정한 아파트 주민들이 있다.

양산시 삼호동 웅상신도시푸르지오아파트는 올해 최저임금이 7530원에서 8350원으로 인상되자 입주민 전체 투표를 거쳐 가구당 월 관리비 4093원을 인상하기로 지난해 말 결정했다. 입주자대표회의는 대다수 아파트에서 경비원 감원 또는 휴식시간을 늘려 임금 수준을 유지하는 방법으로 관리비 인상을 막는 대신 경비원·환경미화원을 공동체 일원으로 생각하고 전체 입주자 의견을 듣기로 했다. 모두 987가구 가운데 806가구가 참여한 찬반 투표 결과 참여가구의 98%에 달하는 795가구가 감원에 반대하고 관리비 인상에 동의했다. 이에 따라 경비원 10명, 환경미화원 9명 등 모두 19명이 비단 고용 유지뿐만 아니라 오히려 임금을 더 받게 된 셈이다.

이 같은 선택이 주목받는 것은 최근 일부 아파트에서 최저임금 인상으로 경비원 줄이기에 나서거나 폭행·폭언 등 이른바 '갑질' 논란을 일으키며 사회적 문제로 떠오른 시기에 공동체의 의미를 되새기는 계기를 마련했기 때문이다. 담배 한 갑 가격에도 미치지 않는 관리비 인상이 각박한 세상에 큰 울림을 주는 이유기도 하다.

양산시 역시 푸르지오 입주민 사례를 적극적으로 홍보해 모범적인 아파트 공동체 문화를 정착시키겠다는 계획이다. 인구 80% 이상이 아파트에 사는 지역 특성을 고려해 아파트 공동체 활성화가 시민 행복지수를 높이는 결과로 이어진다는 판단에서다. 푸르지오 입주민과 같은 모범 사례를 꾸준히 발굴하고, 시가 지원하는 공동주택관리지원사업 우선권을 주거나 감사를 면제하는 등 다양한 인센티브 제공 방안을 검토해 건전한 아파트 공동체를 육성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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