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원봉사단체 등 "예산 삭감 시의회 비판"…이창희 시장 "추경 편성 않겠다" 의회 압박, 시의장 "시장이 엉터리 보고 받아" 반발

진주시의회와 집행부 간 갈등이 큰 폭의 예산 삭감으로 이어진 가운데 양측 갈등이 가라앉지 않고 더욱 증폭되고 있다.

시의회를 규탄하는 기자회견이 줄을 잇고, 시장과 의장이 덕담을 주고받는 신년인사회에서 예산 삭감을 두고 설전을 벌이면서 갈등의 골을 더욱 깊어지고 있다.

3일 진주시자원봉사단체협의회와 진주시여성단체협의회 회원 100여 명은 진주시청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예산삭감에 항의했다.

이들은 "자원봉사활성화 지원 사업 예산 2000만 원이 상임위를 통과했는데 무슨 이유인지 예결위에서 전액 삭감됐다"면서 "앞으로 10월 축제를 비롯한 각종 행사 때 자원봉사활동에 참여할 것인지 심각하게 고민하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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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2일 진주시 매립장 주변지역 주민지원협의체 회원들이 시의회 앞 광장에서 시의회 규탄 집회를 열고 있다./김종현 기자

또 "여성의 사회참여 활성화를 위해 편성된 예산 6000만 원 중 상임위에서 2000만 원이 삭감되고, 예결위에서 여성 활동 우수회원 선진지 견학, 여성단체 캠페인 등 사회활동 예산 2000만 원까지 전액 삭감해 버렸다"고 주장하면서 "예산이 많이 편성되어서 삭감했나"라고 질타했다.

지난 2일에는 진주시 매립장 주변지역 주민지원협의체 회원들이 시의회 규탄 집회를 열었다.

이들은 진주시 쓰레기 매립장사업소의 습식 소화조 유입협잡물 처리기 예산 1억 3000만 원 전액을 삭감한 데 항의했다.

이들은 "이 사업은 인근 주민들이 고통받는 악취발생을 억제하며 가스 발생을 촉진하는 중요한 시설"이라며 "협잡물처리기를 설치하지 않아 소화조내 미생물이 사멸된다면 더는 음식물반입을 시킬 수 없어 음식물쓰레기 처리에 큰 혼란이 예상된다"고 경고했다.

이에 앞서 진주시 수출 딸기 생산자 연합회와 진주시 어린이집 연합회, 진주반려동물 애호가연대, 진주수출기업협의회 등에서도 시의회를 항의 방문했다.

특히 시장과 의장은 3일 열린 신년인사회에서 30여 분간 예산삭감을 두고 조목조목 반박과 재반박을 이어가면서 서로 비난하는데 할애했다.

이창희 시장은 "(시의회에서)삭감된 예산은 추경을 편성하지 않겠다"고 밝히고서 "예산 삭감으로 말미암아 곳곳에서 시민들의 반발이 끓어오르고 있다. 예산을 깎은 분들은 어떤 형태로든 책임을 져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인기 의장은 "(예산 삭감에 대해) 일일이 답변하지 않겠다. 의회가 멍청하거나 부도덕한 집단이 아니다. 합리적으로 다수결에 의해 예산을 삭감했다. 시장이 엉터리 보고를 받고 있다"고 되받아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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