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교통 CCTV 분석결과 직원 의심·소환 예정"
노조 "평소 회장 현수막에 민감"…사측 "수사 협조"
S&T중공업지회(지회장 김상철) 노숙 농성장 주변 현수막을 몰래 거둬간 용의자 윤곽이 나왔다.
경찰이 CCTV를 분석했더니, S&T중공업 사측 직원 2명이 유력 용의자로 좁혀지고 있다. 만약 사측 직원으로 특정된다면 적지 않은 파문이 일 것으로 보인다.
경찰은 2일께 김영종 전국금속노조 S&T중공업지회 노동안전법규 부장을 불러 수사 의뢰를 받고, 가능하면 용의자로 의심되는 직원 2명도 소환할 예정이다. 경찰은 재물손괴 혐의 적용을 검토하고 있다.
지회는 1월 3일부터 창원시 성산구 중앙동 S&T저축은행 앞 인도에서 노숙 농성을 진행하고 있다.
지난 15일 세 개 현수막이 사라졌고, 30일 새벽에도 역시 현수막 세 개가 사라져 지회가 골머리를 앓던 중이었다. S&T저축은행 앞 네 개 지하도 출구 가운데 농성장 쪽에 있는 현수막만 손을 타지 않았다.
수사를 하는 정민효 창원중부경찰서 생활범죄팀장은 1일 통화에서 "15일 건은 농성장 주변 건물 CCTV를 확인했지만, 지하도 쪽으로 향해 있지 않아서 별 소득이 없었다"며 "결정적으로는 15일 당일 중앙사거리 양방향을 찍는 교통상황 관련 CCTV(녹화한 것을 한 달간 보관)가 하필 고장 나는 바람에 현재까지 단서를 확보하지 못한 상태"라고 말했다.
정 팀장은 "다만, 30일 건은 교통상황 관련 CCTV가 정상 작동했기 때문에 영상 확보 가능성이 상당히 컸다"며 "분석을 했더니, S&T중공업 직원으로 의심되더라. 2일 약간 보강수사를 하면 확실하게 용의자를 특정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S&T중공업지회는 아직 신중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김영종 부장은 "지금은 뭐라고 섣불리 말할 단계는 아니다. 지회에서는 현재 수사 상황을 지켜보고 있다"며 "만약 S&T중공업 직원 소행으로 밝혀진다면 법에 따라 엄정하게 처벌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 부장은 또 "평소 최평규 S&T그룹 회장이 교섭 석상이나 지회 사무실을 갑자기 찾아왔을 때도 현수막에 들어간 자기 이름을 빼라고 할 정도로 민감하게 반응했다"고 전했다. 거둬간 현수막에는 'S&T중공업 최평규 회장 사내보유금 6000억 - 12년 연속 흑자 휴업휴가·희망퇴직 중단하고 생존권을 보장하라' 'S&T중공업 최평규 회장 휴업휴가·희망퇴직 슈퍼갑질 중단하라' 등 문구가 적혀 있었다.
회사 측도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회사 측 관계자는 "정말 황당하고 어이가 없는 일이 일어났다"며 "경찰에서도 해당 직원이 수사를 받을 수 있도록 협조를 당부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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