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원시 민간사업자 공모 재개, 각계 전문가 토론회서 '우려'

'마산해양신도시를 대체 어떻게 할 것인가?'

전수식 더불어민주당 경남도당 창원경제살리기 특별위원회 위원장과 김종대 창원시의회 부의장이 16일 창원시의회에서 공동 주최한 '마산해양신도시 토론회'에 참석한 각계 전문가들은 한결같이 마이크를 잡으면서 "답답하다"는 말을 첫머리에 붙였다.

창원시는 지난 15일 마산해양신도시 개발을 위한 민간사업자 공모를 시작했고, 그동안 꾸준하게 제기돼 온 난개발 우려감도 커지고 있다. 무엇보다 마산해양신도시가 수익성과 공익성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는 형태로 탄생한다 하더라도 과연 그것이 쇠락하는 마산을 부활시킬 수 있는지도 의문으로 제기되고 있다.

발제자로 나선 허정도 창원물생명시민연대 대표는 "상업적 개발에 성공하더라도 마산해양신도시에 소비가 집중되면 기존 도심은 타격을 받을 수밖에 없고, 만약 상업적 개발에 실패한다면 쇠락한 마산에 최종적 타격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종대 창원시의회 부의장과 더불어민주당 경남도당 창원경제살리기특별위원회(위원장 전수식)가 주최한 마산해양신도시 토론회가 16일 오후 창원시의회 별관 대회의실에서 열렸다. /김구연 기자 sajin@idomin.com

첫 단추가 잘못 끼워진 이 사업의 태생적 한계는 차치하고서라도 "그동안 그냥 시간만 흘려보내면서 3차 공모까지 온 건 옳지 않은 행정"이라는 게 허 대표 진단이었다.

토론에 나선 전수식 위원장은 허 대표와 같은 맥락에서 "지금까지 이렇게 시간만 끌면서 민간사업자만 기다리는 형태라면 차라리 지방선거에서 뽑힐 다음 시장에게 그 결정권을 넘기는 게 바람직하다"고 주장했다.

전 위원장은 "정말 답답한 게 공직자들이 그냥 앉아만 있으면 되겠느냐는 거다. 예산은 투쟁이다. 국비 지원 근거가 없더라도 시장이 직접 총리실이고 청와대로 뛰어다녀야 한다. 그러면 틈새가 보일 가능성이 있는데, 앉아서 민간사업자 공모만 하고 있다는 건 책임 방기"라고 지적했다.

전 위원장은 마산해양신도시 개발 대안 중 하나로 이곳을 'NC 아일랜드'로 꾸며보자는 안을 제시했다. NC 다이노스 야구단 모기업인 NC 소프트 본사를 유치해 게임 개발자와 프로게이머가 넘치는 게임산업 인큐베이터로 육성해보자는 것이다.

또한 마산해양신도시 탄생에 책임을 져야 하는 주체 중 하나가 정부라는 점을 감안한다면, 이곳에 국립 해양조선박물관을 유치하는 방안도 충분히 추진해볼 만하다는 게 전 위원장의 생각이었다.

이날 토론회에서는 해양신도시 자체를 재검토해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임희자 마창진환경운동연합 정책실장은 "마산해양신도시가 탄생함으로써 시민들을 위험에 내모는 지형적 변화가 일어났다"며 "3000억 원이 넘는 공사 비용이 들었다고는 하지만 그 비용이 시민들의 목숨을 담보할 수는 있는 건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반면, 이승일 마산지역사회연구소 대표는 항만도시 개발 사례로 자주 언급되는 일본 요코하마 '미나토 미라이 21' 모델을 차용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이 대표는 "돝섬과 서항지구 수변구역을 함께 묶어 잘 활용한다면 시민들의 휴양공간이자 외지 관광객을 끌어들이는 인프라로 충분히 가능하고, 마산상권 활성화에도 이바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마산해양신도시 용도나 사업 완료 시점을 못박지 말고 충분한 숙의 과정을 거쳐야 한다는 게 토론회 대체적인 결론이었다. 허정도 대표는 "절차상 지방선거일 며칠 전에 우선협상대상자가 결정나게 되는데, 바람직한 절차가 아니다"며 "충분한 숙의를 통해 도시 미래를 설계하기 위해서라도 이번 3차 공모는 취소해야 하고 그렇지 않겠다면 적어도 지방선거 이후로 우선협상대상자 선정을 미뤄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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