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자정 넘겨 합의…고정비 40% 절감, 연간 150억 원 원가절감 방안 담아
산업은행·정부 수용여부 확인 어려워

STX조선해양 노사가 법정관리로 가기 직전 자구계획안과 이 계획안에 노사가 동의한다는 노사확약서 제출에 극적으로 잠정 합의했다. STX조선해양 노사는 마감시한인 9일 자정(밤 12시)을 갓 넘긴 10일 0시 20분께 잠정 합의를 이끌어냈다.

이에 따라 STX조선해양은 고정비 40% 절감과 대주주인 산업은행이 추가로 요구한 연간 150억 원 원가절감 방안을 담은 자구계획안과 이를 노사가 동의하고 지키겠다는 노사확약서를 10일 오전 산은에 제출할 예정이다.

하지만, STX조선 사측 관계자는 "한 차례 연장해준 제출 마감 시한(9일 자정)을 다소 넘겨 최종 잠정 합의에 이르렀고, 노사확약서는 10일 오전 중 전달될 예정이어서 대주주인 산은과 정부가 이를 수용할지는 아직 알 수 없다"고 밝혀 산은 측 수용 여부가 막판 변수가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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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TX조선해양 정문./연합뉴스

STX조선해양은 10일 오전 1시 10분 보도자료를 내고 "금속노조 STX조선해양지회(노조)와 회사는 협상 결과 노사확약서 제출 마감 시간인 9일 자정을 넘겼으나 밤새 긍정적인 합의 도출을 위해 노력 중이다. 노사가 성실한 협의 과정을 진행하고 있으니 그 과정을 존중해 주기 바란다"고 밝혔다. 이어 "노사는 자구계획 이행방안 중 인건비 부분에 대해 상호 합의에 근접했고, 10일 노조 내부절차에 따라 세부 사항을 결정하고 결과를 채권단에 제출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인건비 절감방안을 제외한 자료(재료비/경비 절감, 생산성 향상 방안, 수주 확대 방안, 원가절감, 비영업자산매각 등)는 산업은행과 실사 회계법인으로 넘어가서 검증작업이 계속 진행 중이며, 최종 노사확약서는 10일 오전 중 제출될 예정이라고 했다.

10일 오전 제출 예정인 자구계획안에는 고정비 40% 절감을 위해 기존 사측이 제시한 생산직(현장직) 정규직 노동자 690여 명 중 약 500명(생산직의 약 75%)을 희망퇴직(목표인원 100명)하거나 아웃소싱(목표인원 약 400명·사내 협력업체 직원으로 전환)하는 방안을 담고 있다. STX조선은 희망퇴직자에게는 퇴직금과 함께 퇴직위로금(4 ~12개월 임금)을 보장하고, 아웃소싱 전환자에게는 △통상임금의 80% 시급 적용 △실 초과노동시간 적용 △상여금 300% (매월 25% 지급) 지급 △설·추석 귀향비 각 10만 원 지급 △그 외 복리후생(학자금 등)과 휴일·휴가 등은 사내협력사 처우 기준에 따른다는 노동조건을 3년간 보장한다.

더불어 정규직으로 남은 생산직과 사무기술직(사무·설계직) 직원들도 연간 150억 원이라는 원가절감을 위해 통상임금 10% 이상 삭감과 상여금 일부 삭감 등 고통분담 내용이 자구안에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달 6일 정부의 중형조선사 구조조정 방안 발표 이후 STX조선 사측은 고정비 40% 절감을 위해 두 차례에 걸쳐 희망퇴직자와 아웃소싱 전환자를 모집했다. 하지만, 희망퇴직자 104명·아웃소싱 전환자 40명 등 144명이 신청해 사측 목표치에는 한참 모자랐다. 9일 오전 노조는 확대간부회의와 조합원 간담회를 잇달아 열었지만 사측 방안을 수용할 수 없다고 밝혀 이날 오후까지 결국 법정관리로 가는 게 아니냐는 전망이 지배적이었다.

성주영 산은 부행장이 9일 오후 2시 30분께 STX조선 진해조선소 현장을 방문하고서 마감시한을 9일 오후 5시에서 9일 자정까지로 한 차례 연장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노사 교섭이 이어졌고, 교섭이 급진전돼 9일 자정을 20여 분 넘긴 시각에 잠정 합의에 이르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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