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침체가 여성 노동자 근로 여건에도 악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한국여성노동자회가 2016년 전국 10개 지역 평등의 전화에서 상담한 2873건을 분석해 여성 노동자 근로 상황을 진단한 결과를 발표했다.

가장 눈에 띄는 점은 임금 체불·부당 해고 등 근로 조건 상담 증가다. 근로조건 상담은 2015년 843건(36.5%)에서 지난해 1093건(41.1%)로 4.6% 증가했다. 세부적으로 임금체불에 관한 상담이 358건(32.7%)로 가장 많았다. 부당 해고는 178건(16.3%)으로 전년보다 13.1%(111건) 증가했다.

사업장 규모를 살펴보면 67.8%가 30인 미만 사업장이었다. 10인 미만 사업장에 근무하는 비율은 43.5%에 달했다. 임금 체불 관련 상담자 85.9%가 30인 미만 사업장에 근무하는 것으로 나타나 임금 체불이 소규모 사업장에서 많이 발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경제 여건에 민감하게 영향을 받는 영세업체에서 이미 위험 신호가 나타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한국여성노동자회는 "여성 노동자는 1998년 IMF 외환위기나 2007년 미국발 금융위기 때 경제적 위험을 흡수하는 안전판으로 동원됐다"면서 "근로 조건 관련 상담이 증가한다는 것은 경제위기 또는 경기침체가 여성의 고용 환경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음을 의미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출산 전·후 휴가와 육아휴직이 '사업주의 호혜'라는 인식이 남아 있어 사용을 요청하는 것부터가 난관"이라며 "하지만 이는 엄연히 법으로 정한 노동자 권리"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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