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심 공동화, 학생이 없다] (하) 도심 속 작은 학교 살릴 대안은

출산율 저하로 학령인구가 지속적으로 감소하는 상황에서 학교 위기는 쉽게 해결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특히, 급속한 도심 공동화로 존폐 위기를 겪는 도심 속 작은 학교는 특색 있는 교육 프로그램 운영과 지자체와의 협력 등을 통해 저마다 생존 전략을 짜고 있다.

◇르네상스 프로젝트 = 이런 의미에서 창원시와 창원교육지원청이 공동으로 추진 중인 '르네상스 프로젝트'는 눈여겨볼 만하다. 두 기관은 구도심 폐교 위기에 처한 학교에 활력을 불어넣는 것이 필요하다고 보고 지난해부터 '구도심지역 학교 르네상스 프로젝트'를 운영 중이다.

올해 르네상스 프로젝트에 선정된 창원남산초, 명곡여중, 합포여중, 진해중은 학교당 최대 5000만 원을 지원받아 오케스트라, 애니메이션, 스포츠, 음악 분야에 특화된 교육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이들 학교는 한때 소위 '잘나간 학교'였지만, 급격한 도심 공동화 현상을 피하지 못해 최근에는 학생 수가 급감했다.

창원남산초 최천학 교장은 "영어와 중국어, 오케스트라를 가르치기 시작하면서 학교가 활기를 되찾고 있다"면서 "지난해 신입생이 20명에도 미치지 못했는데 올해는 31명이 입학해 학급 수가 늘었다"고 자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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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학교 광역학구제 = 도교육청은 올해부터 도시지역에 인접해 있는 소규모 학교에 주소를 변경하지 않고 전입학이 가능한 '초등학교 광역학구제'를 운영 중이다.

올해는 전입 교육지원청을 기준으로 진주(정촌초, 서진초, 수정초, 장재초), 밀양(미리벌초), 함안(호계초, 광려초, 삼계초, 상일초, 안계초, 전안초, 중리초) 등 3개 지역에 학구를 개방했다. 주소가 창원시 마산회원구 내서읍인 학생이 인근의 함안 문암초나 외암초에 전입학할 수 있도록 학구를 터준 것이다.

결과는 긍정적으로 나타나 광역학구제를 운영한 3개 지역에서 학생 65명이 소규모 학교로 전입했다. 특히, 마산 내서읍에서는 38명이 주소지 관할이 아닌 함안의 소규모 학교로 이동했다.

도교육청 학교지원과 명윤관 주무관은 "올해 운영 성과를 바탕으로 해당 교육지원청과 학부모 의견을 수렴해 내년에는 광역학구제를 확대 운영할 계획"이라며 "학생과 학부모에게는 학교 선택권을 주고, 소규모 학교는 적정 규모 육성을 할 수 있어 긍정적으로 판단한다"고 말했다.

◇자체 특화 프로그램 운영 = 학교 자체적으로 생존 전략을 짠 곳도 있다. 개교 119년 전통을 자랑하다 최근 학생 수가 급감한 창원 성호초는 학교가 '임항선 그린웨이' 부근에 있다는 점에 착안해 이를 활용한 특색 있는 교육 프로그램을 연구 중이다.

강석렬 교장은 "학생과 학부모가 임항선 그린웨이를 따라 걷는 행사를 진행했고, 학교 인근 창동예술촌 강사들도 재능기부를 통해 교과와 관련한 수업을 했다"면서 "학생과 학부모가 오고 싶은 학교로 만들고자 구성원들이 학교 살리기에 팔을 걷어붙이고 있다"고 말했다.

도교육청 학교지원과 박미희 주무관은 "도심 공동화로 말미암은 학교의 위기는 창원뿐 아니라 김해, 진주 등에서 공통으로 나타나는 현상"이라며 "학교 존폐는 경제적 논리로만 접근할 수 없어 인근 과대·과밀학급 학생 이동과 특색 있는 프로그램 운영 등을 통해 신중하게 접근하고 있다"고 말했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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