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체 선물 수요 증가와 소비 위축에 5월 카네이션 판매량이 해마다 감소하면서 이른바 '카네이션 특수'도 점차 사라지고 있다.

7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화훼공판장에 따르면 지난달 24일부터 이달 5일까지 카네이션 1속(20송이) 평균 가격은 4451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0% 급락했다. 같은 기간 카네이션 거래량도 17만 9835속으로, 10% 감소했다.

aT는 이번 어버이날은 징검다리 연휴와 겹쳐 카네이션 소비가 줄었고 카네이션 대신 상품권·건강기능식품 등으로 선물을 대신하는 풍토가 확산한 것이 영향을 준 것으로 보고 있다.

올해는 특히 청탁금지법 시행 이후 처음 맞는 스승의 날이어서 농가 타격이 더 클 전망이다.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청탁금지법과 관련해 국민권익위원회는 '학생 대표가 스승의 날에 공개적으로 선물하는 카네이션이나 졸업생이 찾아가 전달하는 꽃 선물은 사회상규상 허용한다'고 유권해석을 내놨다. 단 학생에 대한 평가·지도를 담당하는 교사와 학생 사이의 선물은 가액기준 이하라도 주고받아선 안 된다.

다르게 말하면 꽃 한 송이라도 학생이나 학부모가 개인적으로 줄 경우 문제가 될 수 있다는 의미여서 판매 위축이 불가피해 보인다.

그나마 시중에서 판매되는 국산 카네이션도 점차 외국산으로 대체되고 있다.

aT에 따르면 지난해 카네이션 수입 실적은 255만 3000달러로, 5년 전인 2012년(160만 달러)보다 59.5% 급증했다. 2015년 국내 생산량과 지난해 수입물량을 기준으로 외국산은 국내 총 유통 물량의 25% 수준을 차지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특히 외국산의 95.4%는 국산보다 낮은 가격을 무기로 한 중국산이 점령하고 있다. 최근에는 국산보다 가격은 비싸지만, 품질이 좋은 것으로 알려진 콜롬비아산 수입도 늘어나는 추세라고 aT는 설명했다.

반면 국내에서는 문을 닫는 카네이션 농가들이 급격히 늘고 있다.

2010년까지만 해도 125㏊였던 카네이션 재배 면적은 2015년 기준 76.8㏊로 39% 가까이 줄었다. 결국 장기간 이어지는 소비 위축과 외국산 공세에 청탁금지법까지 겹치면서 국내 카네이션 농가 입지도 갈수록 좁혀지고 있는 셈이다.

aT 화훼공판장 관계자는 "카네이션 농가들은 꽃 성수기인 2월부터 5월까지 올린 소득으로 한 해를 버티는 영세농가가 대부분"이라며 "청탁금지법 시행으로 가격이 오를 것이란 희망이 크지 않고, 소비는 더 위축돼 영세농가들이 집중 타격을 입고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꽃을 선물용으로만 인식하는 우리나라 꽃 소비문화 자체가 바뀌고 선진국처럼 꽃 소비가 생활화될 수 있도록 홍보가 더 강화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정부는 가정의 달을 맞아 위축된 꽃 소비 활성화에 나선다. 농식품부는 (사)한국화원협회와 협업을 통해 농식품부 및 관계기관 임직원 대상 '감사의 꽃 선물하기' 캠페인을 시행한다. 농식품부가 수요를 조사한 뒤 원하는 사람에 한해 화원협회에서 꽃다발과 꽃바구니 등을 배송할 예정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