규모 4.6 발생…시민 긴급 대피 "깨진 단층면 더 쪼개지는 상황"

지난해 11월 15일 포항에서 규모 5.4의 본진이 발생한 지 약 석 달 만인 11일 새벽 최대 규모 여진이 발생한 것은 보기 드문 일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견해다.

특히, 이는 본진 발생 당시 깨진 단층면이 더 쪼개지는 상황인 것으로 볼 수 있어 향후 더 큰 규모의 지진이 일어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우려도 나온다.

홍태경 연세대 지구시스템과학과 교수는 "여진은 통상적으로 시간이 지나면서 발생 빈도와 최대 규모가 감소하는 게 일반적"이라며 "석 달 만에 제일 큰 규모의 여진이 발생한 것은 굉장히 이례적인 일"이라고 말했다.

기상청에 따르면 이날 오전 5시 3분 3초 포항시 북구 북서쪽 5㎞ 지역(북위 36.08, 동경 129.33도·지진 발생깊이 9㎞)에서 규모 4.6의 지진이 발생했다. 이는 본진 발생 당일 있었던 규모 4.3의 여진을 능가하는 가장 큰 규모의 포항 여진이다.

홍 교수는 "이번 지진은 포항 본진 발생 때 만들어진 단층면의 끝자락, 그것도 가장 하단부에서 발생한 것"이라며 "당시 쪼개질 듯 말 듯했던 단층면에 응력이 모이면서 이번에 깨진 것"이라고 설명했다.

홍 교수는 그러면서 "이는 곧 아직 쪼개지지 않았던 단층면이 추가로 깨지면서 에너지를 배출한 것으로 봐야 한다"며 "즉 본진 단층면이 확장하면서 지진이 발생하는 것으로, 단층의 실제 크기를 모르는 현재로서는 결코 좋은 의미로 받아들일 수는 없다"고 말했다.

포항시 재난안전대책본부는 이날 새벽 발생한 규모 4.6 지진으로 22명이 경상을 입었다고 밝혔다. ㄱ(21) 씨는 오전 5시 13분께 남구 포항공대에서 대피하다가 넘어지면서 머리를 다쳐 포항성모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또한 오전 5시 5분께는 ㄴ(80) 씨가 북구 용흥동 자택 화장실에서 넘어져 왼쪽 대퇴골 골절상을 입었다. 대책본부는 경미한 부상자 20명은 귀가했으며, ㄱ 씨와 ㄴ 씨는 병원에 입원해 치료를 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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