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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터사이클 다이어리] (54) 오토바이, 죽지 않고 가늘고 길게 타자

모터사이클 안전하게 타는 열한가지 원칙 #1

입력 : 2019-01-02 11:10:58 수     노출 : 2019-01-02 11:16:00 수
조재영 기자 jojy@idomin.com

누군가 모터사이클을 타겠다고 하면 주변 모든 사람들이 말린다. 남편이 모터사이클을 타겠다고 하면 대부분 부인이 이혼도 불사하겠다며 반대하는 것이 우리나라의 현실이다. 그만큼 모터사이클은 '위험한 물건'이라는 인식이 우리 국민들 사이에 깊이 뿌리내리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인식은 일정 부분은 맞고, 일정 부분은 맞지 않다. 모터사이클이 사고가 나면(누구의 잘못이든) 자동차에 비해 피해가 큰 것은 사실이다. 그렇지만 자동차보다 더 사고가 많이 나지는 않는다. 자동차와 비슷하거나 오히려 더 적다. 그래서 일부는 맞고 일부는 맞지 않다는 것이다.

어쨌거나, 모터사이클을 안전하게 오래 타는 것은 모든 라이더의 바람이자, 그 가족과 주변 사람들의 바람이기도 하다. 어떻게 하면 모터사이클을 안전하게 탈 수 있을까? 수없이 많은 주의점이 있겠지만 그동안의 라이딩 경험을 바탕으로 꼭 지켜야 할 원칙을 정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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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배기량이 작은 오토바이도 자동차보험은 필수로 가입해야 한다. 비포장길 주행은 무게가 가벼울 수록 유리하다. /조재영 기자 jojy@idomin.com

1. 교차로에서는 한 박자 늦게

오토바이 사고가 가장 빈번하게 발생하는 곳 중 대표적인 곳이 교차로와 그 부근이다. 내가 실제로 본 것만 해도 여러 차례이고 지인이 교차로에서 사고를 당하기도 했다. 교차로 맨 앞에서 신호가 바뀌기를 기다리고 파란불로 바뀌기가 무섭게 출발하는 오토바이 운전자들이 적지 않다. 가장 위험한 경우다. 신호가 바뀌었지만 오른쪽 혹은 왼쪽 도로에서 바뀐 신호를 무시하고 달려오는 차들이 적지 않기 때문이다. 그런 차들은 가속이 붙어있기 때문에 위험요소를 발견하더라도 멈추기가 쉽지 않다. 충돌하면 큰 사고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그래서 교차로에서 맨 앞에 섰을 때는 파란불로 신호가 바뀌더라도 옆 차로에 있는 차들이 먼저 출발할 때까지 기다리는 것이 좋다. 옆 차로의 차를 먼저 보내면 그들이 첨병 노릇을 해주기 때문이다. 또는 신호에 걸려 교차로에 대기할 때 맨 앞에 서지 말고 앞에 차를 한두 대 두고 대기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2. 흐름을 타라

운전을 잘한다는 것은 다른 차보다 빨리 달린다는 의미가 아니다. 앞뒤 차와 옆 차로를 달리는 차들과 조화를 이뤄 달린다는 의미다. 예를 들면, 앞 뒤 옆 차들이 다들 시속 50km로 달리고 있는데 나만 시속 40km로 달린다면 나는 과연 안전할까? 다른 차보다 내가 느리게 달리니 더 안전하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그렇지 않다. 주변 차들이 달리는 속도에 맞춰 같이 달려야 더 안전하다. 그렇지 않으면 뒤따라 오는 성질 급한 운전자나 한눈을 파는 운전자가 모는 차에 뒤를 들이받힐 가능성이 높다. 오토바이도 예외는 아니다. 오토바이는 들이받히면 차보다 훨씬 피해가 크다는 점을 항상 명심해야 한다.

3. 커브에서 진입 속도를 줄여라

커브를 돌 때, 혹은 교차로에서 좌회전하거나 우회전할 때 속도를 줄이지 않고 돌아나가는 오토바이 운전자들이 있다. 운전 실력이 뛰어나고 자신감이 있어서 그럴 수도 있지만 위험천만한 짓이다. 시외 도로의 커브는 그 커브 뒤의 도로 상황을 알 수 없기 때문에 항상 조심해야 한다. 급커브에서는 과도하게 속력을 내면 미끄러지거나 도로 밖으로 튕겨 나갈 수 있다. 시내 교차로는 언제나 복잡하다. 빠른 속도로 좌회전·우회전하는 중에 신호를 무시하거나 자기 차로를 이탈한 자동차가 내게 달려든다면 속수무책이다. 커브에 진입하기 전에 반드시 속도를 줄이는 것이 사고 위험을 줄이는 길이다.

4. 야간 주행을 피하라

오토바이 기종에 따라 다르지만 대개는 헤드라이트가 하나다. 헤드라이트가 2개인 자동차에 비하면 앞이 어두울 수밖에 없다. 어두워서 앞이 잘 보이지 않으면 노면 상태나 굴곡 정도 등 도로 사정을 한 눈에 파악하기가 쉽지 않다. 운전은 순간순간 여러 가지 사항을 고려해 이루어지는 고난도 행위인데 여기에 제공되는 정보가 제한적이라는 것은 그만큼 위험도 증가한다는 얘기다. 생계 등 어쩔 수 없이 자주 야간운행을 해야 한다면 헤드라이트 성능을 높이고, 자동차 운전자들에게 내 존재를 쉽게 알릴 수 있는 LED깜박이와 같은 장치를 하는 것이 좋다. 정부에서도 이 부분에 대해서는 오토바이 운전자들이 스스로를 보호할 수 있도록 관련 규제를 풀어주어야 한다. 빛을 반사하는 안전 조끼·X밴드를 수납함에 넣어 다니다가 야간주행 때 착용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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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야간주행은 되도록이면 피하는 것이 좋다. 부득이하게 야간주행을 해야 할 경우에 대비해 평소에 전조등을 더 밝게 하거나 보조등을 설치하는 등 자신의 안전을 확보할 수 있도록 조치를 해놓아야 한다. /조재영 기자 jojy@idomin.com

5. 눈·비 올 때

생계 혹은 업무용으로 오토바이를 타는 사람들은 눈이나 비가 내려도 어쩔 수 없이 운행을 계속해야 한다. 그럼에도 눈과 비에는 철저하게 대비를 해야 한다. 비를 맞아서 체온이 떨어지면 집중력과 판단력이 떨어져 사고 위험이 높다. 수납함에 항상 우의를 넣고 다니다가 비가 내리면 언제든지 꺼내 착용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우의는 훌륭한 바람막이 역할도 해준다. 비가 내리지 않더라도 갑자기 기온이 떨어졌을 때 꺼내 입으면 체온을 유지하는 데 큰 도움이 된다. 눈이 내렸을 때는 사실 대책이 없다. 운행을 하지 않는 것이 답이다. 그래도 어쩔 수 없이 운행을 해야 한다면 눈이 얼어붙기 전에 귀가하는 것이 상책이다. 눈길에서 자동차는 마음대로 운행은 못하더라도 바퀴가 네 개여서 서 있을 수는 있지만 오토바이는 균형을 잡고 가만히 서 있는 것조차 힘들다.

6. 자동차와 시비하지 말라

교외 도로이든, 시내 도로이든 어디서건 자동차와 신경전이 벌어지는 경우가 종종 생긴다. 자동차는 제 갈 길을 잘 가고 있는데 뒤따라가는 내가 답답해서 앞지르기를 하다가 신경전이 벌어지기도 하고, 자동차가 오토바이를 보지 못하고 운행을 하다가 위험한 상황이 연출돼 시비가 붙기도 한다. 이럴 때는 크게 호흡을 하고 흥분을 가라앉혀야 한다. 그리고 그 차를 보내주어야 한다. 그렇지 않고 달리기 경쟁을 하게 되면 목숨을 잃을 수도 있는 위험한 상황에 직면하게 되기도 한다. 또 정차해놓고 시비가 붙어 멱살잡이를 벌이게 되면 그 순간은 시원할지 모르지만 나중에 돌이켜보면 승자도 패자도 없이 후회만 남게 된다. 운이 나쁘면 형사처벌까지도 각오해야 한다.

7. 야생동물에 유의하라

시 외곽 도로, 특히 농촌이나 산악지대를 가로지르는 도로를 달릴 때 조심해야 한다. 언제 어디서 고라니, 멧돼지 같은 야생동물들이 도로로 뛰어들지 알 수 없다. 오토바이를 타고 가는 중에 갑자기 고라니, 멧돼지가 나타나면 브레이크를 잡을 틈도 없이 이들을 들이박게 되는 상황이 생긴다. 실제로 한 지인은 제주도에서 오토바이로 여행을 하다 갑자기 나타난 노루를 피하려고 급브레이클 잡는 바람에 뒤따라오던 오토바이에 추돌당하는 사고를 경험했다. 오토바이만 크게 부서지고 몸을 많이 다치지 않은 것은 천만다행이었다. 다른 지인은 지리산을 지나다 갑자기 나타난 고라니를 어쩔 수 없이 들이받았는데, 만약 본능대로 핸들을 꺾었다면 본인이 크게 다치거나 목숨을 잃을 수도 있는 상황이었다. 시내 도로에서도 갑자기 도로로 뛰어드는 고양이·개도 조심해야 한다.

8. 낮에도 라이트를 켜라

오토바이는 자동차에 비해 크기가 작다. 그래서 자동차 운전자들의 시야에서 잘 보이지 않는 사각지대에 놓일 수도 있다. 오토바이 운전자들은 자동차 운전자가 자신을 잘 볼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의외로 잘 보이지 않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낮에도 헤드라이트를 켜는 것이 좋다. 헤드라이트 혹은 데이라이트를 켜면 자동차 운전자들이 더 쉽게 오토바이를 인지할 수 있다. 일부 국가에서는 낮에도 오토바이 전조등을 켜는 것을 의무화하고 있다. 그래서 일부 오토바이는 시동을 켬과 동시에 자동으로 전조등이 켜지고, 아예 전조등을 켜고 끄는 스위치가 존재하지 않는다. 국내에서도 배기량 크기를 불문하고 전조등 상시 점등을 의무화해야 한다.

9. ABS는 필수다

요즘 생산되는 자동차는 ABS가 모두 장착되어 있다. 오토바이는 고급기종 위주로 ABS가 장착되어 있고 대부분의 저배기량 오토바이에는 ABS가 장착되어 있지 않다. 그러나 일부 유럽 국가에서는 125cc급 오토바이도 생산 출고 때 ABS가 장착되어 있지 않으면 판매를 할 수 없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는 그만큼 ABS가 중요한 안전장치 중의 하나임을 뜻하는 것이다. 바퀴가 두 개뿐인 오토바이는 그 특성상 접지력을 잃고 미끄러지기 쉬운데 한번 미끄러지면 큰 사고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ABS는 이런 미끄러짐을 막아준다. 그래서 경제적 사정이 뒷받침된다면 가능한 ABS가 장착된 오토바이를 타는 것이 좋다. 우리 정부에서도 국민 안전을 위해 저배기량 오토바이에 ABS 장착을 의무화하는 방안을 적극적으로 검토해야 한다. 우리나라에서 운행되는 오토바이의 절대다수가 저배기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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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내 도로에서는 편의성과 경제성 측면에서 스쿠터만한 교통수단이 없다. 다만 보행자들의 안전을 위협하는 인도주행 등은 삼가해야 한다. /조재영 기자 jojy@idomin.com

10. 자동차 운전자를 살펴라

앞, 뒤, 옆으로 함께 달리는 자동차 운전자들을 살폈을 때 그들이 운전에 집중하고 있다면 비교적 안심해도 좋다. 그러나 그렇지 않을 경우에는 바짝 긴장해야 한다. 요즘은 자동차를 운전하면서 휴대폰을 사용하는 운전자들이 늘어나고 있다. 주변 차들에 비해 눈에 띄게 느리게 가는 차들을 따라가 보면 십중팔구는 운전자가 휴대폰으로 통화를 하고 있다. 또 운전을 하면서 유튜브를 보거나 문자메시지를 주고받는 운전자들도 많다. 이런 차들은 시한폭탄과 같다. 언제 돌발상황을 만들지 알 수 없기 때문이다. 이런 차들은 먼저 보내버리거나 추월해서 가능한 멀리 떨어지는 것이 안전하다.

교차로나 횡단보도 앞에서 신호대기 중일 때 뒤에서 달려온 차에 들이받히는 경우는 적지 않다. 트럭이나 버스 등 대형차에 들이받혀 목숨을 잃는 사례도 있다. 신호대기 중일 때는 백미러를 통해 뒤에서 다가오는 차를 반드시 살펴야 한다. 만약 뒤에서 달려오는 차의 속도가 지나치게 빠르거나 감속하는 기색이 보이지 않는다면 재빨리 옆 차로로 피해야 한다. 만약 옆 차로가 비어있지 않다면 앞 차량 사이로 들어가서 피해야 한다. 앞에 교차로나 횡단보도가 있음에도 속도를 줄이지 않는 자동차는 운전자가 졸고 있거나 휴대폰을 보는 등 따짓을 하고 있어 앞을 제대로 주시하지 않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 그런 운전자가 오토바이를 발견하고 급브레이를 밟았을 때는 이미 늦다.

11. 표지판을 무시하지 말라

도로 표지판에는 수많은 정보가 있다. 도로변 기둥에 붙여놓은 표지판이나 도로 표면에 그려놓은 표시 모두 잘 살펴야 한다. 도로관리청에서 여러 가지 표시를 해놓은 것은 그만한 이유가 있기 때문이다. 감속 표시가 있으면 감속을 하거나 적어도 만약의 사태에 대비할 마음의 준비라도 해야 한다. 표지판에 심한 굴곡 표시가 있는데도 이를 무시하고 속도를 줄이지 않는다면 곧 나타날 급커브에서 도로 밖으로 날았거나 미끄러지거나 반대차선으로 넘어가서 마주 오는 차량과 충돌할 가능성이 높다. 표지판 대부분이 이런 위험을 미리 알려주는 경고의 표시를 담고 있다. 따라서 이를 무시하게 되면 위험에 직면하게 된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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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재영 기자

    • 조재영 기자
  • 경제부 데스크를 담당하고 있습니다. 독자 여러분들의 많은 조언과 제보를 기다립니다. 제보 보내 주실 곳 jojy@idomin.com 전화: 250-014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