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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공문화예술기관 오늘과 내일] (2) 경남문화예술진흥원

콘텐츠센터 설치 눈앞…축소된 기능 회복 기대
경남콘텐츠진흥육성센터…김해 율하 카페거리에 조성…분야별 기능 강화 첫 단추
도시재생센터 사업 연계…다양한 창작공간 확보 고심…예술인 지원 접근성 강화

2019년 01월 07일(월)
이서후 기자 who@idomin.com

문화는 다양성을 통해 발전한다. 이는 창조에서뿐만 아니라 소비에도 적용되는 말이다. 모바일로 대표되는 요즘 시대는 문화 소비 형태도 개인 중심이다. 지극히 천차만별이란 말이다. 마찬가지로 도민의 문화 욕구 역시 제각각일 테다.

도내 공공문화예술기관으로 도민의 다양한 문화욕구에 부응할 곳은 경남문화예술진흥원이 아닐까 한다. 활동 영역이 가장 많은 문화예술 분야에 걸쳐 있기 때문이다.

홈페이지만 살펴봐도 문학, 음악, 미술, 연극, 영화, 만화, e 스포츠(게임)도 모자라 문화 예술 복지, 동호인 등 일반인들의 생활예술 지원, 예술 교육, 예술 공간 운영까지 그야말로 걸치지 않은 분야가 없다.

▲ 지난해 경남문예진흥원이 지원한 문화 교육 프로그램 김달진문학관 토요문화학교 활동 장면. /경남문예진흥원

▲ 지난해 경남문예진흥원이 지원한 문화 교육 프로그램 김달진문학관 토요문화학교 활동 장면. /경남문예진흥원
◇위탁 사업 관리에 바쁜 직원들 = 하지만, 바로 그렇기에 직원들의 업무 부담이 큰 편이다. 2018년 11월 현재 직원 50명(정규직 29명, 무기계약직 20명, 기간계약직 1명)이다. 경영지원이나 시설관리 부서를 빼면 문화정책부, 문화사업부, 콘텐츠영상부, 문화예술교육부 직원 30여 명이 40개 이상의 사업을 담당하고 있다. 그것도 거의 정부나 경남도 위탁사업이다. 사실상 사업 관리 업무가 태반이다. 그러다 보니 직원들이 감당해야 할 서류작업부터가 많다. 직원들이 도내 곳곳에 다니며 문화예술활동을 모니터하고 연구하고 기획할 시간이 없다. 문화 예술 진흥을 위해 일한다는 이들이 문화를 누릴 시간조차 없는 것 아니냐는 말에 직원들이 격하게 공감하는 이유다.

2013년에는 경남문화재단·경남콘텐츠진흥원·경남영상위원회를 통합해 경남문화예술진흥원을 만들면서 조직 분위기가 제법 뒤숭숭해지기도 했다. 아직도 자신이 일하던 기관이 없어지고 함께 일한 동료가 대거 그만둬야 했던 당시를 참담하게 회고하는 직원이 있다. 그리고 통합으로 조직이 쪼그라들면서 담당 분야는 많아졌지만 직원은 줄었다. 업무 부담이 더욱 커진 셈이다. 문화재단, 콘텐츠진흥원, 영상위원회를 여전히 따로 유지하고 있는 부산지역을 보면 부산문화재단에만 60여 명(2018년 1월 현재, 비정규 포함)이 일하는 것과 비교된다.

그래도 지난해부터는 전문성을 갖춘 신규 직원을 채용하며 자체 기획 사업을 조금씩 시작했다. ICT(정보통신기술)를 예술 분야에 적용한 '뉴아트(융복합) 창작공연', 영남의 춤과 호남의 소리로 만든 공연 '영호남 명무명창전', 진흥원이 준비한 영화제 '시네마디지털경남' 같은 것들이다.

◇생활 주변 예술 공간 늘려야 = 부산시 수영구 망미동에 있는 복합문화공간 'F1963'. 고려제강이란 회사의 산업용 와이어 생산 공장을 공연장, 전시장, 갤러리, 카페, 책방을 갖춘 예술공간으로 고친 것이다. 부산시와 고려제강의 합작품으로 2017년 12월 정식 개관해 이미 전국적인 명소가 됐다. 이런 멋진 예술 공간은 그 존재만으로도 생활 가득 문화적인 감성을 높여준다.

경남문예진흥원에 던져진 숙제 중 하나는 곳곳에 다양한 창작공간과 문화공간을 만드는 일이다. 물론 F1963 같은 공간이면 좋겠지만, 그렇다고 무조건 이렇게 클 필요는 없다. 생활 주변에 아기자기한 예술 공간을 늘리는 일도 중요하다.

▲ 창원산업단지 내 문화대장간 외관 모습. /이서후 기자

▲ 지난해 창원산업단지 내 문화대장간 풀무에서 열린 공연 모습. /경남문예진흥원
현재 경남문예진흥원이 운영하는 공간은 산청에 있는 경남예술창작센터, 그리고 창원산업단지 안에 있는 문화 대장간 풀무 정도다. 창작센터는 작가들을 위한 공간으로 작업실, 숙소, 전시장 등이 있다. 그나마 일반인들이 쉽게 갈 만한 곳은 풀무일 텐데, 이곳은 도심에 있다 해도 규모가 소박하고 아무렇게나 쉽게 가서 즐길만한 게 많이 없다.

그나마 진흥원은 올해 나름 큰 공간을 하나 새로 만든다. 김해 율하 카페거리에 들어설 경남콘텐츠진흥육성센터다. 그리고 김해문화의전당 안에 최신 녹음 시설을 갖춘 음악창작소도 생긴다. 그래서 앞으로 진흥원 사업 중 콘텐츠 분야는 김해를 중심으로 이뤄질 것 같다. 곧 김해와 합천에 숙박형 창작공간도 만들어질 예정이다.

다양한 예술공간 확보와 관련해 지난해 취임한 경남문예진흥원 윤치원 원장의 구상이 흥미롭다. 그는 도내 각 지역 도시재생센터와 협력해 예술과 삶, 생활이 어우러지는 공간을 만들 방법을 고민하고 있다. 도시재생이 주로 문화예술을 활용한 방법으로 이뤄지고 있기에 진흥원이 지닌 인프라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면 되겠다는 생각이다.

물론 윤 원장도 도내 산업단지 내 빈 공장을 활용하면 좋겠다는 마음이 있다. 기업주들에게 수소문을 하기도 했고, 그러면서 알게 된 빈 공장이 더러 있었지만, 접근성이 떨어지는 등 아직은 마땅한 장소를 만나지 못했다고 한다. 어쨌거나 진흥원으로서도 도심에 멋진 복합문화공간 하나는 운영하고픈 욕심이 있는 셈이다.

▲ 시군 도시재생센터와 연계해 다양한 예술공간을 확보하겠다는 경남문예진흥원 윤치원 원장. /이서후 기자

◇예술인 복지 확대 = 창작 작업 자체만으로 생활비를 모두 감당해 내는 예술가는 그렇게 많지 않다. 다른 일을 하거나 아니면 다양한 정부 보조 사업에 의존한다. 하지만, 예술가들에게 보조 사업 지원과 정산을 위한 행정 업무는 사실 재앙과도 같다. 서류 작업에 지쳐서 아예 신청을 포기하는 이들도 있을 정도다. 경남문예진흥원 직원들도 도움을 주기에 한계가 있다. 여기에 지난해 진흥원 사무실을 합천 덕곡면으로 옮기면서 대면 업무가 사실상 어려워졌다. 예술가들에게 인터넷이나 전화로만 겨우 도움을 주는 정도다. 그나마 창원 도심에 있는 문화대장간 풀무에 있는 직원들이 예술가들의 행정 업무를 봐주고 있지만, 인원이 많이 부족하다.

▲ 지난해 경남문예진흥원이 자체 기획한 영호남 명무명창전 모습. /경남문예진흥원
▲ 지난해 경남문예진흥원 지원한 김해신포니에타 공연 장면. /경남문예진흥원

윤 원장이 취임하면서 내건 공약 중에 예술인복지센터를 늘리겠다는 내용이 있다. 무슨 번듯한 건물을 세우는 게 아니라 권역별 민원센터를 만들어 예술가들이 최대한 멀리 가지 않고 행정 지원을 받을 수 있도록 하겠다는 거다. 여기에 진흥원은 올해 생활 예술 지원을 의욕적으로 확대했다. 전문 예술인이 아니라 아마추어들에게도 창작 지원을 받을 기회를 넓히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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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서후 기자

    • 이서후 기자
  • 문화체육부에서 문학/영화/연극/출판 등을 맡고 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