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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로 만나는 예술가] (2) 내사랑(Maudie)

완벽한 사랑 있을까 보듬는 삶 있을 뿐

2019년 03월 14일(목)
이미지 기자 image@idomin.com

*영화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몸을 잔뜩 움츠린 모드(배우 샐리 호킨스)가 붓을 들었다. 손을 아주 천천히 움직여 물감을 적신 뒤 꽃의 줄기를 그려나간다. 관절염을 앓는 모드는 언제나 그림을 그린다.

그녀는 집이 갑갑하다. 자신을 돌봐주는 숙모는 언제나 불평만 가득하다. 모드는 늦은 밤 클럽에 나가 술을 마시고 춤을 춰보지만 혼자다. 그러다 독립을 결심하고 가정부를 구한다는 구인 광고를 보고서 곧바로 실행에 옮긴다.

▲ 모드는 몸이 불편하지만 가족의 구속을 벗어나 에버렛의 가정부로 일하게 된다. 괴팍한 성격의 소유자인 에버렛은 모드가 못마땅하지만 모드는 끈질기게 그의 집에 찾아가 청소하고 식사를 차린다. 에버렛은 모드의 이런 모습에 점차 빠져들고 두 남녀는 '낡은 양말 한 쌍'처럼 살자며 평생을 함께하기로 한다. /〈내사랑(Maudie)> 스틸컷

생선과 장작을 파는 에버렛(배우 에단 호크)은 집이라도 깨끗했으면 하는 바람에서 가정부를 찾고 있다. 괴팍하고 무뚝뚝한 에버렛은 가정부를 하겠다며 찾아온 모드에게 꺼지라며 험한 말을 내뱉는다.

하지만 모드는 끈질기다. 다음날 에버렛을 위해 아침 식사를 차리고 바닥을 닦는다. 몸이 불편해 서툴지만 정성껏 해낸다.

그렇게 둘은 초록색 대문을 단 오두막에서 함께 산다. 모드는 오두막에 꽃과 닭, 새 등을 그려나가기 시작한다. 처음에는 볼품없는 작은 벽걸이를 색칠하는 정도였다. 하지만 붓을 든 그녀는 벽과 창문에 바깥 풍경을 옮겨 놓는다. 에버렛은 자신의 물건은 손대지 말라고 으름장을 놓지만 그녀를 내버려둔다.

모드는 순수하다. 에버렛에게서 생선을 배달받지 못했다는 한 손님 산드라(배우 캐리 매쳇)의 이야기를 자신만의 화법으로 이야기한다. 모든 거래를 기억할 수 없기에 기록하자고 제안한다. 모드는 에버렛이 고백하는 빚 내용을 자신이 만든 그림 카드에 하나씩 적어 나간다.

둘은 산드라를 찾아가 생선을 전한다. 그런데 산드라는 모드의 그림 카드에 관심을 보인다. 오두막을 찾아왔을 때도 집안에 그려진 그림을 보고 감탄했었다. 마치 어린이가 그린 것 같은 풍경과 색채. 자신이 좋아하는 모든 것을 판자에 창문에 그린 모드였다.

'내 카드가 마음에 든대요.'

이후 영화는 한층 밝아진다. 모드는 그림 그리기에 열중이다. 창으로 보이는 풍경을 그리고 일하는 에버렛도 그림 속 주인공이다.

둘은 점점 가까워진다. 모드가 용기를 내 고백하고, 둘은 낡은 양말 한 쌍처럼 살자며 결혼을 한다.

모드는 점점 유명해진다. 관절염 환자의 성공이라며 신문과 TV에 소개되고 초록색 대문 앞에는 '그림을 팝니다'라는 표지만이 세워졌다.

모드를 그저 장애인으로만 여겼던 숙모도 지난날을 되돌아보며 그녀에게 비밀을 털어놓는다.

하지만 에버렛은 괴롭단다. 그는 모드를 만나 다정하고 부드러워지지 않는다. 여전히 불만이 많고 모드를 못마땅하게 여긴다. 그렇게 둘은 함께 살며 세월을 보낸다. 어느덧 60대가 되고 점점 쇠약해지는 모드는 그의 품에서 눈을 감는다.

사실 영화는 아주 로맨틱하지 않다. 캐나다 화가 모드 루이스(1903~1970)의 전기 영화인 <내사랑>은 모드의 삶을 아주 차분한 어조로 말한다. 이는 감독이 모드의 인생을 그리는 태도에서 비롯한다.

장애를 지닌 여성의 삶을 미화하지 않았고 그림으로 유명해진 작가를 과장하지 않았다.

에버렛의 폭력은 존재했고 모드의 고통도 사라지지 않았다.

삶은 삶대로, 예술은 예술대로 갈 뿐이다.

우리는 영화에서 마주한 오두막과 그녀의 그림들, 그리고 몸이 불편한 모드를 연기한 배우 샐린 호킨스의 표정과 눈빛으로 모드 루이스를 기억할 것이다. 영화는 동영상 공유 사이트 등에서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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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4년 7월부터 지역 문화 소식을 전합니다:) 전시와 문화재, 영화 리뷰가 중심입니다 깊이와 재미 둘 다 놓치지 않겠습니다:D 소통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