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조선해양에 지급, 정부 교부세·경남도 기금 등 활용

하동군이 법원 판결 2개월 만에 대우조선해양㈜의 갈사만 조선산업단지 분양대금 884억 원을 전액 상환했다.

하동군은 30일 오전 10시 30분 소회의실에서 갈사산업단지 소송판결금 상환 기자회견을 열고 “직원들의 뼈를 깎는 자구노력과 정부와 경남도의 적극적인 지원 등에 힘입어 대우조선해양에 지급해야 할 분양대금 884억 원을 전액 상환했다”고 밝혔다.

군은 분양대금 조기 상환으로 군민들의 불안이 말끔히 해소됨은 물론 행정부담도 크게 덜게 됐다고 덧붙였다.

앞서 서울중앙지방법원 제45민사부는 지난해 11월 29일 대우조선해양이 하동군을 상대로 제기한 분양대금 반환 등 청구소송에서 ‘하동군은 대우조선해양에 770억 8300만 원을 지급하라’며 원고 일부 승소 판결을 내렸다. 또한 선고일까지 5%, 이후부터는 갚는 날까지 지연이자 15%를 지급하라고 했다.

이 같은 판결로 이자 등을 포함해 하동군이 대우조선해양에 지급해야 할 분양대금은 884억 원으로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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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동 갈사산단 조성예정지 전경/경남도민일보DB

◇분양대금 상환 과정 = 대우조선해양에 줘야 할 분양대금 884억 원은 원금 770억 원, 이자 27억 8767만 원, 지연손해금 70억 1704만 원, 연체이자 15억 2684만 원을 합한 금액이다. 군은 이 분양대금을 4차례에 걸쳐 나눠 상환했다. 1심 판결 이후 지난달 27일 1차로 50억 원, 지난 3일 404억 5000만 원, 26일 300억 원, 29일 129억 6000만 원을 차례로 줬다.

군은 분양대금을 조기에 상환하고자 윤상기 군수를 중심으로 전 직원이 총력을 기울였다. 윤 군수와 간부공무원은 시책업무추진비를 10~30%를 감액했고, 전 직원들도 고통분담 차원에서 시간 외 수당과 연가보상비를 줄여 16억 2200만 원의 재원을 마련했다. 또한 신규사업을 줄이고 긴급을 요하지 않는 사업을 조정해 242억 4800만 원을 확보했다.

특히 올해 중앙정부로부터 보통교부세 1947억 원을 확보해 이 중 167억 원을 상환에 사용했다. 보통교부세는 지난해 1697억 원보다 250억 원이나 늘어나 상환재원 확보에 큰 보탬이 됐다.

이 뿐만 아니라 법원 공탁금 106억 원과 조정교부금 27억 원, 투지유치진흥기금 등 특별회계와 기금 179억 원을 확보했다.

확보한 금액 가운데 부족했던 97억 원은 경남도지역개발기금으로 충당함에 따라 전액을 상환하게 됐다.

윤상기 군수는 “하루하루 늘어가는 이자 부담은 물론 군민의 불안 해소 등을 위해 조기 상환이 불가피했다”며 “군의회의 적극적인 협력과 전 직원의 노력에 힘입어 전액을 상환할 수 있어 뜻깊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조기 상환 영향은? = 군은 이번에 조기 상환을 했으나 현재 추진 중인 사업이나 복지 관련 사업 등은 차질이 없을 것으로 전망했다. 실제로 올해 주민생활과 직결되는 보건·복지분야 예산은 오히려 전년 대비 8.27%(69억 원)이 늘어났다. 농업과 농·특산물 수출 분야도 4.96%(35억 원)이 증액됐다.

하지만 신규 사업 재원 상당액이 분양대금으로 사용됨에 따라 올해 추진하는 신규 사업은 차질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윤 군수는 “올해 신규 사업은 추진이 어렵지만 앞으로 특별교부세를 더 지원받기로 했고, 경남도도 올해 총 100억 원을 지원하기로 했다”며 “올해만 고생하면 내년부터는 모든 것이 정상 궤도에 오를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분양대금 관련 항소 = 군은 지난달 15일 1심 판결에 불복해 항소했다. 대우조선해양도 항소했다. 군이 항소한 이유는 대우조선해양의 과실이 많은데도 1심 판결에서 제대로 인정되지 않았다는 판단에서다.

그 중의 하나로 1심 판결 과정에서 대우조선해양이 재판부에 제출한 분양 관련 이사회 회의록이 허위로 작성됐다는 것을 뒤늦게 확인했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1심 판결 결과가 대우조선해양에 유리하게 났다는 것이 군의 설명이다.

군은 지난해 말 이 건에 대해 검찰에 고발했고, 현재 수사가 진행 중이다.

군 관계자는 “여러 변호사에게 자문한 결과 충분히 승산이 있다는 의견서를 받았다”며 “2심에서 승소하면 대우조선해양에 준 분양대금 일부를 되돌려 받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갈사산단 내 애버딘대 개교 어찌되나 = 하동갈사산업단지 내에 들어설 예정이었던 영국 애버딘대학교 한국캠퍼스는 3월 개교를 앞뒀으나 최근 9월로 연기됐다. 애초 2016년 9월 개교할 예정이었으나 애버딘대가 대학 재정 문제와 준비 부족 등을 이유로 계속해서 연기하면서 벌써 4차례나 연기됐다.

지난 25일 교육부 산하 외국교육기관설립운영심의위원회는 애버딘대 측 관계자가 참석한 가운데 개교 연기를 승인할지에 대한 심의를 열었다. 군은 이 자리에서 애버딘대 측이 9월에 반드시 개교하겠다는 뜻을 확실히 밝혔다며 교육부가 개교 연기를 승인할 것으로 전망했다. 군은 조만간 개교 연기 승인 여부가 결정될 것으로 보고 있다.

한편 애버딘대 측은 학생 모집이 어려워지자 부총장을 한국인으로 채용한 후 본격적인 학생 모집에 나설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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